이 인태 제 8대 거제시 의원
최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조선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인력 보완을 넘어, 내국인 고용을 구조적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거제 양대 조선소의 외국인 노동자는 약 1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임금과 성과급을 합치면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의 소득이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다. 이는 개별 기업의 인사 문제가 아니다. 지역경제와 국가 고용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사안이다.
지역 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조선업은 거제·통영·고성 등 지역 경제의 근간이다. 고용은 곧 상권과 세수, 인구 유지로 이어진다.
그러나 정년·희망·명예퇴직으로 생긴 공백이 내국인 청년 채용이 아닌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더 나아가 협력사를 넘어 직영 주요 공정까지 외국인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난다.
조선업은 단순 조립 산업이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숙련과 경험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단기적 인력난 해소 논리에 따라 숙련 구조를 대체한다면, 기술 전승 단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라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선택이다.
‘동일노동·동일성과’ 원칙은 지켜지고 있는가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성과급이 지급되는 반면, 같은 공정에서 일하는 일부 내국인 물량팀·사외근로자는 고용형태를 이유로 제외되는 사례가 제기된다.
문제는 국적이 아니다. 동일한 성과를 창출했음에도 고용형태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된다. 함께 성과를 만들고도 보상이 갈리는 구조는 산업 현장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년 60세, 연금 65세의 간극
숙련 인력의 조기 퇴직 구조도 짚어야 한다.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수급 개시는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상향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현장의 정년은 여전히 60세 전후다.
이는 개인에게 5년의 소득 공백을 떠넘기는 동시에, 산업 스스로 숙련 자산을 포기하는 구조다. 정년을 65세로 점진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청년 채용을 병행하는 방식이 기술 단절을 막는 현실적 대안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현장의 핵심 문제는 정년 연장 여부가 아니라, 퇴직 인력을 내국인 신규 채용 대신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는 인력 운용 구조에 있다. 숙련 유지와 청년 채용은 충분히 병행 가능하다.
지금은 구조 전환의 시점이다
양대 조선소 직영 외국인 노동자는 약 3,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기업은 외국인 직영 확대를 재검토하고, 퇴직으로 발생한 공백을 내국인 청년 채용으로 전환하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 인력은 산업을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국인 고용을 대체하는 구조로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말하는 지금, 그 성과가 지역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해외 송금 구조로만 남는다면 회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조선업의 경쟁력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서 나온다. 정부와 기업이 외국인 노동자 확대 정책을 전면 재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