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거제시 의원 이인태
[제언] 거제, 산업의 도시에서 ‘문화와 기업이 함께하는 도시’로
경북 포항의 ‘스페이스워크(Space Walk)’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세계 최초로 ‘걸을 수 있는 조형 예술 작품’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상징물은 포스코의 사회공헌 기부로 탄생했다. 시민 세금 부담 없이 조성된 이 예술공간은 포항의 자존심이 되었고, 포스코는 “지역과의 동반성장이 가장 중요전남 여수의 ‘예술의 섬 장도’ 또한 GS칼텍스의 기부로 탄생했다. 버려졌던 섬이 전시관, 창작 스튜디오, 다도해정원으로 탈바꿈했고,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300만 명을 돌파했다.
GS칼텍스의 문화투자가 지역 예술인과 시민을 연결하며, 기업이 문화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세운 사례로 꼽힌다.
한 가치”라며 기업의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이 두 도시는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기업의 참여와 지자체의 비전, 시민의 문화적 에너지가 결합될 때 지역은 세계적 도시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이제 그 모델을 거제가 이어받아야 한다.
거제는 세계 1‧2위 조선기업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께 있는 유일한 도시다.
산업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지만,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적 동력이 아직은 부족하다.
이제는 기업의 기술력과 자본, 행정의 기획력, 시민의 감성이 결합된 ‘거제형 상생모델’이 필요하다.
거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포항의 스페이스워크, 여수의 장도처럼 기업이 주도하고 시민이 함께 누리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조선과 바다, 섬이라는 거제의 자원을 문화콘텐츠로 승화시키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첫째, 기업-지자체 문화상생협약을 통해 공동 문화기금을 조성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가능한 지역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조선 해양 테마형 예술 프로젝트를 발굴해 거제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고, 관광과 도시 브랜드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산업공간을 시민문화공간으로 확장해, 조선소 주변이 곧 도시의 문화무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도시의 품격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지역의 미래에 참여할 때, 그 도시는 새롭게 태어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거제의 문화 비전에 함께한다면, 거제는 ‘조선 1등 도시’를 넘어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기업의 참여가 도시를 바꾸고, 문화가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거제의 미래는, 지금 그 손을 맞잡는 선택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