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가 살아야 거제가 산다」
지금 거제 경제는 멈춰 있다. 조선업의 구조조정과 세계 경기 침체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주었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소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단순한 경기 부진이 아니다. 소득이 줄어든 하청노동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거제 전체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데 있다. 소비가 줄자 골목상권은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은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거제경제는 더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하청노동자들의 실질임금 하락은 그 누구보다 절박한 현실이다.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하청노동자의 임금은 원청 대비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으며, 물가 상승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로 인해 이들의 생활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외식 한 끼, 마트 장보기조차 부담이 되는 현실에서 소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절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제시가 추진 중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은 단순한 현금지원이 아니다. 이는 소비심리를 살리고, 멈춰버린 지역경제의 순환을 다시 돌리기 위한 공공의 투자다. 지원금은 전 시민에게 1인당 20만 원씩, 총 464억 원 규모로 지급되며, 거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제공된다. 이 돈은 곧장 시장과 마트, 식당, 병원, 학원으로 흘러들어가고, 소상공인의 매출로 연결된다. 소비가 살아나면 자영업자는 다시 고용을 유지하고, 시민은 일자리를 잃지 않게 된다.
경제는 순환이다. 그리고 순환의 시작은 ‘지출’이다. 민생회복지원금은 하청노동자, 자영업자, 청년, 노년층 등 누구에게나 일정한 소비 여력을 제공해주며, 이들이 쓴 돈은 지역 내에서 돌고 돈다. 일반적으로 소비지출의 승수효과는 2~3배로 평가되며, 이번 거제시의 민생회복지원금도 최소 1,100억 원 이상의 경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선심성 정책’이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선심은 지금 당장 무너지는 시민의 삶을 외면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며 SOC투자에만 집중하는 정치다. 시민들은 수년째 희망 없이 버티고 있다. 미래를 말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을 견딜 수 있게 해야 한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소비를 통한 경제 회복의 첫 단추다.
지금 거제에 필요한 것은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지금 시민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하청노동자가 외면당하고, 자영업자가 문을 닫고, 청년이 도시를 떠나는 현실을 두고 무슨 도시 계획이 의미 있을 수 있겠는가. 소비가 살아야 상권이 살고, 상권이 살아야 일자리가 지켜지며, 그것이 바로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다.
지금 거제는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경제 순환이 멈추면 지역은 정체되고, 이 정체는 곧 쇠퇴로 이어진다. 민생회복지원금은 그 순환을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시민이 소비하고,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다시 고용이 살아나는 이 순환의 흐름을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을 살리고 거제를 살리는 정책이다. 이것이 바로 거제시민 모두에게 지급될 민생회복지원금 20만 원의 힘이다. 정쟁이 아닌 회복, 논쟁이 아닌 실행이 필요한 때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