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닥증은 갑갑증의 경상도 방언이라고 합니다.
화닥화닥해서 화닥증인지, 갑갑해서 화닥증인지 코로나로 2년째를 보내는 지금, 화닥증은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 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명절 연휴가 끝나서인지 약국에는 근육통 담이 걸린 고객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주로 감기환자들이 약국의 주 고객이었는데,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는 좋은 습관때문인지 몸이 아픈 환자들과 피부병(알러지)으로 고생하는 분들로 대체된 듯 합니다.
어느덧 심야약국을 한지 3개월이 지났는데, 야간에 오시는 고객은 주로 진통제를 찾는 손님들이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직접적 혹은 간접적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고통이 육체적 고통을 앞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육이완제 주세요~” 하고 약국을 찾는 고객들에게 전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몸은 지금 육포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몸 안에 혈 부족(체액부족)상태가 지속되어서 근육이 메말라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수분섭취와 과도한 음주는 피하셔야 합니다. 라고
약국에 오시는 손님들 중 약보다는 차라리 사우나나 마사지샾에서 케어를 받으시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불편함의 원인은 바로 생활습관과 환경에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처방전을 들고 뛰어들어 와서 차시간 때문에 빨리 조제를 해달라고 숨 넘어갈듯 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약을 조제하기도 전에 병원에서 너무 많이 기다렸다고 약국에서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약이 어떻게 조제가 되든 상관없다는 듯 빨리만 달라고 하십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약국에 조급증을 가진 분들은 메모를 해놓게 되는데, 늘 같은 분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분들의 급한 성격을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갑갑한 생활을 2년째 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화닥증이 온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10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나만의 공간, 나만의 장소.
대체공휴일이 10월에 무려 2일이나 그것도 월요일에 생깁니다.
화닥증이 마음속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아름다운 10월에는 공간이동을 좀 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